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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지옥' ... 너의 분노를 시연해주마

@유튜브 넷플릭스 예고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이 지난 주말 오픈했다. 유튜브 영화소개 채널들이 '드디어'라는 표현을 썼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아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별 기대감 없이 시즌1 시청을 시작했다. 제목과는 다르게 배우진 연기는 극락이었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지옥 시즌1은 회당 50분내외 6화로 구성된다. 극이 시작되면 합정역에서 3마리의 신의 사자가 40대 남성 주명훈(배우 김규백)에게 지옥 스킬을 시전하고 영혼을 털어간다. 서울 중심가에서 벌어진 이 알수없는 존재의 살해장면에 시민들이 동요하는 가운데 새진리회가 인기를 구가하며 그 종교집단의 의장 정진수(배우 유아인)의 '말씀'이 주목받는다. 죄는 짓고자하니 짓는것이며 이런 인간들이 죄짓는 것을 막기 위해 공포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신은 인간들에게 지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는 것이다. 죄지은자들에 대한 살해예고, 일명 '고지'가 전달되면 고지된 시간에 지옥으로 가기 위한 처단행위 '시연'이 이루어진다.  1화에서 주목받을 대사로  '인간은 더 정의로와져야한다'는 정진수의 말이다.

2화에서 미혼모로 힘겹게 아이 둘을 키워온 박정자(배우 김신록)에게 신의 고지가 전달된다. 관객은 그가 왜 죄인인가 알 수 없다. 다만 공개 시연을 허락하면 30억을 주겠다는 새진리회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2화에서 뽑고싶은 대사는 '우리 엄마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지옥엘 가야 하는지 말해보라'는 박정자 아들의 말이다. 

박정자의 공개 시연으로 시작하는 3화에서는 새진리회 정진수가 새세상이 오고있다는 인터뷰 발언 이후, '화살촉'으로 불리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프라인에 범죄집단으로 각성하여 본격적으로 폭력을 저지르고 다닌다. 그리고 정진수의 비밀이 드러난다. 주요대사라면 '어휴 새진리회 새끼들..' 정도? ㅎ

박정자 공개시연후 4년이 지난 시점을 그리는 4화에서 '고지'받은 자들의 고통이 가족들에게도 지옥을 가져다주는 새세상에서 공개처형이 고지된 인간들의 공포가 그려지는 가운데 갓 태어난 아기에게 고지가 내려진다. 5화에서는 아기에게 내려진 고지를 통해 신이 인간세계에 개입하는 것의 문제는 곧 새진리회와 화살촉의 결속으로 이어진다. 5화의 대사는 '그런 엄마도 있는거야'

6화에서는 고지받은 아기의 보호를 둘러싸고 새진리회와 '소도'의 각축전이 벌어진다. 아기의 시연이 진행되고, 시즌2의 예고로 박정자가 불에 탄 상반신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시즌1이 끝난다. 

정주행으로 장장 5시간 가량을 보고나니 시즌1이 내게 질문을 한다. '어때? 아닌척 쑤셔박혀 있던 너의 분노를 지옥의 사자인 내가 아주 지대로 시연해보았는데, 이 정도면 만족하느냐?'고.

여러 해석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보고나서 예상치못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나는 적어도 지옥의 검은사자(줄여서 '검사')들처럼 어떤 규준도 없이 분노하고 응징하는 짓은 하지 않았다는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의 복구랄까 뭐 그런거. 살다보면 분노할 시점에 응대를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질 수 있다. 아마도 그것은 인간은 서로간에 중첩되는 맥락들을 무의식중에 배려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이런저런 맥락을 보아서라도 죄가 되는지 아닌지는 신이 아닌 인간이 결정해야 하지 않겠는가를 생각하며 시즌2가 기다려진다. 

근데 넷플릭스건 왓챠건 간에 리뷰하는데 포스터 한 장을 맘놓고 퍼올 수가 없네 참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