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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5월 8일

 

평생을

무엇이든 자식 입에 물어다주는 날개짓하다 이제

굳이 홀로

단칸방에 은둔한 80노모와

 

아이 키우고 늦게 공부한다 설치다

10여년 직장생활을 팽개치고

댕댕이 한마리 푸닥거리로 뜻하지 않게

여가의 호사를 부리고 있는 80노모의 딸과

 

이 두 늙은 여자들의

이런저런 사연을 짐짓 가늠하는

80노모의 손자가

 

조선시대 어느 나무탁자에

둘러앉아

효자 손자가 익혀주는 고기를 먹는 날

 

80노모는 틀니로 못다 씹은 고기 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소화제를 챙겨 삼킨다

 

오늘도 두 늙은 여자는 영정사진을 언제 찍을것이며

납골을 어찌할지 이야기한다

그 딸은 80노모의 뒤안길이 될 방안에

예정되어 있는 애도의 소용돌이를 애써 모른체하며

다시 댕댕이 한마리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온다

 

5월 8일 어버이날은

틀니로 먹지 못했던 고기를 한 번 먹어보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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