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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꿈해몽

가끔 홀로 카페라떼를 한 잔씩 마시러 오는 중년 여성이 오전 시간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더위를 피해 카페에 들렀다. 그는 주로 혼자 차를 마시러 오는지라, 홀이 아닌 카운터쪽 바에 앉는다. 15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다, 지금 집에서 자식들 밥이나 해주면서 '놀고'있다는 그는 커피를 마시며 주로 꿈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다.

 

오셨어요? 얼굴이 익으셨어요. 오늘은 아이스라떼로 드릴까요?

 

-너무 덥네요~ 그래도 따뜻한 걸로 주세요 ^. 얘기 하다 갈거니까

내가 요새 연예인을 꿈에서 자주 보네~

 

하하 좋으셨겠어요.

 

-그게 아마도 우리 아들 작품발표가 가까와져서 그런가. 지난 주에는 연예인을 구경하는 꿈을 꿨는데, 어제는 내가 아는 친구가 위에는 번쩍거리는 멋진 감장섹 마이를 입고 아랫도리는 홀딱 벗고 여러 사람이 둘러선 데서 걸어가는거에요. 근데  자고나니 생각이 좀 안나는데, 그 친구를 구경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연예인이 씨익 웃으면서 서있더라고..그게 좋은건지 어쩐건지 모르겠네요.

 

음... 꿈에 연예인을 보면 나쁜거 같지 않던데요.

연예인을 보거나, 만나거나, 뭐 밥을 먹거나 하면 진짜 맘에 있는 친구를 만난다거나 .. 직장인들은 업무 관련해서 협조를 얻거나, 긍정적인 이야기를 성사시킨다거나

 

-그래서 나도 찾아봤는데, 뭔가를 해야 좋더라고, 그니까 밥을 먹든 얘기를 하든 그러면 실력발휘하는 자리가 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서서 보고만 있었으니.. 괜히 내가 재수없는 꿈을 꾼거 아닌가 자책이 되네요..

 

전 아이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아드님은 그렇게 생각 하지 않을거고 잘 하실거에요.  

 

그가 돌아가고 나서, 연예인꿈을 찾아보니

유명배우나 가수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옷을 얻거나 하면 도움이나 인정을 받고 또 희소식 등의 좋은 일이 생기지만, 연예인의 조롱섞인 웃음은 좋은 결과가 아닌 걸로 나왔다. 왠지 빛나는 윗도리와 벌거벗은 아랫도리의 차림새가 작품 발표에 대한 어머니의 예지인가 잠시 마음이 쓰였다.

카페에서 커피나 짜고 있는 나에게는 꿈해몽이 별로 쓸데가 없지만

꿈에서 연예인을 만나다면 키스 이상의 행위나 결혼은 괴로운 구설수가 생기고,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 불행한 소식을 접하게 된다고 한다. 또 주연으로 발탁되는 것은 완벽하게 업무를 수행하게 되지만, 그게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면 걱정거리가 있다고 한다.

 

그의 나이대에 어머니인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꿈에서도 자식을 걱정하고 어떻하든 선견지명을 주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참 아련했다.

문득, 몇년 전 설날 박근혜와 길바닥에 앉아 이야기하는 꿈을 꾸고 그 해 너무나 되는 일이 없고 재수가 없었던 게 기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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