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선생 사진전 "내 작은 방"이 내년 1월 4일부터 시작한다는 소식지가 도착했다. 사진전을 알리는 안내문에 좋은 문구가 있다.
< 내 작은 방 > 서문 중에서
국경의 밤이 걸어오고 여명의 길이 밝아올 때, 나는 세계의 토박이 마을과 그 작은 방들을 순례해왔다. 흙과 돌과 나무로 지은 어둑한 방이지만 자기만의 터무늬와 기억의 흔적과 삶의 이야기가 흐르는 방, 가족과 친구와 차를 마시고 빵을 나누며 탁 트인 삶의 생기로 가득한 방들어었다. 아이들은 집안에 아로새겨진 가풍과 미풍, 그 기운과 성정에 감싸여 자라고 그것은 고유한 내면의 느낌과 태도로 스며든다.
내 작은 방은 하나의 은신처이자 전망대이다. 격변하는 세계의 숨 기쁨 속에서 나 자신을 지켜낼 독립된 장소, 내 영혼이 깊은 숨을 쉬는 오롯한 성소가 필요하다. 인간은 세계가 다 점령되고 타락해도 최후의 영토인 내 심신을 지키고,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나를 마주하는 자기만의 방을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다시 소생하고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내 작은 방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자기만의 방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행위와 마음이 세계의 사건으로 드러나는 것이니.
(문단 나눔과 강조는 제 의견입니다. 내용은 발췌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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