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개발기업 ‘몬산토’, 첫 패소하다
2016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시민들의 몬산토 반대 시위 ⓒRed Cathedral
세계 최대 종자 및 농약 기업이자, GMO(유전자조작생물) 개발 기업인 몬산토. 지난 8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은 몬산토의 제초제인 ‘라운드 업’을 쓰다가 암에 걸린 고객에게 3,000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미국 법원 사상 처음으로 ‘몬산토 패소’ 판결이었기에 그 파장은 컸습니다.
몬산토의 제초제는 “생화학 무기”
몬산토 제초제의 발암 성분은 ‘글리포세이트’. 그 독성은 “생화학 무기”에 버금가며, 내성이 조작된 GM 작물 외에 모든 생물을 죽일 수 있습니다. 글리포세이트는 작물의 세포까지 흡수되어 씻어도 소용없고, 냄새도 맛도 나지 않습니다. 사람이 섭취하면 몸에 축적되어 불임, 기형아 출산, 암 발병의 원인이 됩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에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섭취를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글리포세이트 제초제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연간 8억 톤이 쓰입니다. 글리포세이트와 짝을 이루는 GMO는 전 세계 경작지의 13%에서 재배되며,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수확 전 밀을 건조시키기 위해 글리포세이트를 다량 살포하고 있습니다.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 “지옥에서의 결혼”
전 세계 종자(26%)와 GMO 씨앗(90%)을 독점하며 인류의 밥상을 장악해온 몬산토. 그런데 올해 6월, 독일의 제약회사 ‘바이엘’이 몬산토를 인수했습니다. “지옥에서의 결혼”이란 비판이 쏟아집니다. 바이엘의 살충제는 꿀벌 등 곤충 개체 수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또한 바이엘은 살충제 시장 점유율 1위(23%) 기업이기에, 농화학계 독점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앞서 2015년에는 미국의‘다우케미컬’과 ‘듀폰’이 합병했고, 2016년에는 중국의 ‘켐차이나’가 스위스의 ‘신젠타’를 인수했습니다. 단 3개의 기업이 전 세계 식량을 통제하게 됐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독점이 심화되면 종자 가격이 더욱 올라가 소농이 파산하고, GMO 단일 경작 확산으로 토종씨앗은 더욱 사라지며, 더욱 막강해진 로비는 GMO의 진실을 가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몬산토가 그동안 실제 벌여온 일이기도 합니다.
세계 시민들의 저항, ‘국제몬산토재판소’
2016년 10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세계 시민들의 ‘국제몬산토재판소’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바이엘이 몬산토 인수 결정을 발표하고 한 달 뒤, 몬산토의 악명이 ‘세탁’ 되는 걸 경계하는 여론이 일어날 때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피해 농민들이 모였고, 법학자와 과학자 그리고 의사들과 함께 증언 대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그동안 몬산토가 저질러온 식량주권, 생태환경, 학문의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 파괴 행위를 ‘생태학살’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국제법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몬산토는 시민 법정이 “연출된 묘기”라며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몬산토가 개발한 GMO와 농약을 거부하는 저항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몬산토 패소 판결 이후에 고발 소송은 미국에서만 8,000건이 넘었으며, 베트남에서는 몬산토가 개발한 고엽제에 대한 피해배상 소송 움직임까지 일고 있습니다.
‘GMO 완전표시제’는 우리 생명의 권리
한국 또한 몬산토의 피해국입니다. 한국은 식용 GMO 수입 1위, 이는 10여 년간 급증한 질병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완전표시제 시행은 기업들의 반대와 정부의 방관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건강한 삶과 안전한 밥상을 위하여, GMO를 반대하고 완전표시제 시행을 더욱 힘 있게 요구해 가야 할 때입니다.
‘GMO 피해자’ 파비안 토마시(Fabian Tomasi)의 마지막 편지
GM 콩 제초제로 인해 불치병에 걸린 자신의 앙상한 몸을 드러낸 아르헨티나의 파비안 토마시. 그는 “나는 나의 말을 삼키고 싶지 않다. 나는 외치고 싶다”며 수많은 협박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이 편지는 지난 9월 7일, 그가 세상을 떠나며 그의 마지막 편지가 되었습니다.
“너희들에게 아주 어려운 얘기를 해야겠구나. 난 몸이 아프단다. 너희들이 그 이유를 알면 좋겠구나. 나는 콩 농장에서 일했단다. 비행기를 몰고 콩밭에 제초제를 뿌리는 일이지. 그건 콩밭에다 독을 뿌리는 거란다. 난 내 자신에게 묻곤 했지. ‘이게 좋은 일일까? ’하고. 그런데 나는 아프고 나서야 깨달았어. 어떤 생명이든 죽이는 것은 잘못인 것을. 돈이 되는 한 종류의 식물만 키우기 위해서 참새, 쥐, 민들레, 비둘기를 죽이는 것은 잘못이야.
지구는 모든 식물, 날짐승, 들짐승을 필요로 하거든. 그리고 그러한 짓은 결국 사람을 다치게 한단다. 그런데 독을 파는 이들은 우리가 화학물질 없이 아름다운 옥수수나 밀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길 원치 않는단다. 사람과 자연이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너희는 알아야 해.
삶에 대해 결정을 하게 될 때, 이 편지를 기억해 주면 좋겠구나.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참 나쁜 짓을 많이 했다는 것도. 결코 우리를 본받지 말거라. 간단히 말하마, 죽이지 말거라. 너희 모두를 안아주고 싶구나, 나의 새로운 친구들. 내 이름은 파비안 카를로스 토마시야. 부디 나를 잊지 말아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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