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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호프 스프링스...에서 다시 만난 사랑?

https://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69763#804105

호프 스프링스(2012) 

<한 줄 평을 먼저 시전하자면> ...적어도 한국 부부현실에는 택도 없는 영화다. 그러나 재밌다.  

'Hope Springs' 는 데이비드 프랭클('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마이애미랩소디(1995)등'} 감독의 로맨스 영화이다. 2012년 콜럼비아사가 제작한 이 미국 영화는 한국에 2013.04.04에 개봉되었고 런닝타임은 100분이다. 31년차 된 이성애부부의 행복한 황혼 부부되기 에피소드를 그린 이 영화는 한국에서는 관객이 그리 많지 않았으나, 다음영화에 따르면 평점은 10점 만점에 8점의 좋은 평을 받은 영화다. 다시 말하지만 재미따. 18세 이상가로 되어 있으나 뭐 왜 그런지 모르겠다. 일절 안그렇다. 

<31년 / 5년 / 4000달러>

 < 아이들이 독립하고 둘만 남은 집의 고정된 일상., 유일한 일상 한 장면. @왓챠 >

주인공 부부 케이’(메릴 스트립)와 ‘아놀드’(토미 리 존스)는 얼마 전 결혼 31주년을 맞이했다. 이 부부의 아침은 베이컨 한조각과 노란자를 살린 달걀후라이가 담긴 접시와 커피 한잔을 남편의 아침으로 내놓는 것으로 시작해서, 저녁에 각자의 방으로 자러 들어가는 것으로 끝난다. 남편 아놀드가 아침을 먹을 때부터 잠자리에 드는 시간 동안 케이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 남편의 옆얼굴과 등짝에 대고 미소와 인삿말을 매일 시전해본다. 

남편과 몸의 대화를 나눈지는 5년이 되었지만, 예전에 그렇게 좋아죽는 부부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케이는 매일 행복한 부부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고민으로 한숨만 짓던 케이는 어느날 서점에 들러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게 된다. 케이는 다른사람과 성생활을 즐기면서 좋은 결혼을 유지할 수 있다는 쉽고 일반적인? 제안을 거절하고, 남편 아놀드와 행복한 결혼을 찾아주겠다는 참으로 어려운 방법을 제안한 책을 선택한다. 나아가 케이는 서점에서 선택한 책의 저자가 운영하는 부부클리틱에 4,000불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신청서를 내고 비행기 티켓도 준비한다.  

 

https://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69763#862669 비행기를 타고 또 렌트한 차를 한참 운전해서 도착한 이곳이 영화 제목인 '호프 스프링스' 바닷가 마을이다. 

 

https://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69763#862670

<남편의 결혼과 아내의 결혼>

결혼에 대해 만족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아놀드는 '31년을 함께 살았고, 법적으로 부부이고, 자식을 둘이나 키웠고, 내가 생활비를 대고 있다. 나는 한번도 바람을 핀 적도 없고, 매매춘을 한 적도 없다. 완벽하진 않지만 괜찮다' 그러나 케이는 말한다. '동료처럼 같은 집에 사는 것 말고 공유하는 것이 없다. 감정을 이야기한 적도 없고, 스킨쉽도 없고, 우리는 각방을 쓴지 오래되었다. 상담이 필요하다'고. 

<비중격만곡증 치료법 - 코를 부러뜨리기>

상담가는 케이와 아놀드는 '비중격만곡증 치료법인 코를 부러뜨리기' 요법을 예를 들며 오래된 문제는 충격요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상담 진행을 설명한다. 케이와 아놀드는 상담과 상담가의 숙제를 수행하면서,  스킨쉽을 시도하고, 섹스를 시도하고, 남편의 환타지를 위해 극장바닥에 앉아서 무언가를 시도해보기도 한다. 상담가가 내준 숙제는 한 침대에서 자고 일어난 것 외에 이렇다하게 성공한 것이 없다. 두 사람의 친밀감 찾기 상담이 5회 정도로 진행되는 동안 아놀드와 케이는 한 번의 행복한 저녁만찬의 기쁨 이외에 이렇다할 성공적인 섹스는 수행되지 못한 채 1주일간의 여행은 끝이 난다. 

아놀드는 '내가 마누라랑 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러나 억지로 할 수는 없다'라고 말하고, 케이는 '나는 섹스가 아니라 당신을 원한다' 라고 토로한다. 상담의 성과도 없는 듯 보이고, 친말감찾기 좌절과 각방쓰기가 영화가 시작되고 1시간 30분간 이어지나 싶다가, 케이가 심각하게 가방을 싸던 그날 밤 아놀드는 아내의 방을 방문한다. 아놀드는 '당신은 아름답다'는 말과 함께 케이를 끌어안는다. 다음 날부터는 뭐... 아래 스틸컷이 일상이 되었다나 뭐라나..

https://movie.daum.net/moviedb/photoviewer?id=69763#807651

<리뷰>

영화에서 상담 초기에 언급된 케이와 아놀드의 결혼에 대한 생각의 차이는 상징적이다. 31년 된 이성애 부부 사이에서 보이는 결혼에 대한 기대치의 다른 색깔은 3년 신혼기간을 지난 4년차 이후 부부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것은 '섹스'가 아니라 '당신'이야>라는 케이의 언설도 굳이 양성으로 대비된 성심리의 차이로 볼 수도 있겠고 그런 이야기는 많이들 해왔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성애 부부의 성적 차이에서 비롯된 어쩌구가 아니라, 케이와 아놀도가 '31년이 지나서도 행복한 부부로 살아남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아놀드는 정말 고집불통이고 직업이 회계쪽이라 그런지 1달러도 따지는 데다 31주년 결혼기념일에 아내에게 케이블티비 채널을 선물하는 실용주의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내가 불편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편이고, 결혼 생활 중 한 번도 배신한 적이 없고, 길바닥에서 핸폰이 안터진다며 초3처럼 툴툴거리고 소리를 지르면서도 아내의 요구에 응답하는 사람이다. 특히 상담가가 질문한 좋은 섹스에 대한 기억에 있어서는 '그때 나는 당신을 원했어, 그때 나는 정말 행복했어'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 영화가 호프스프링스에서 상담을 받고 그 바닷가에서 두번째 결혼을 하는 장면으로 끝날 수 있는 것은, 케이의 뚝심있는 노력과 남편을 향한 자신의 사랑에 대한 확신과 신념이 반이었다면, 그 반은 남편 아놀드가 케이의 그러한 노력에 응답할 자격과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부부에 해당하기 힘들며, 특히 한국의 부부는 택도 없는 설정이다. 가장 좋은 것은 이 영화를 보고 의미가 있다면 좋은 남편이 될 수 있도록 아들을 잘 독려하고 오지게 일해야 살아남는 노동시장 개편에 앞장서주는 정도랄까 뭐..

현재 왓챠에서 스트리밍 중인 이 영화는 두 번을 보면서도 대사가 버릴 게 거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보았다. 힘든 철학적인 대사가 아니라 우리가 흔히 남편과 아내에게 하고 있고 하고 싶었던 말들이기 때문이다. 서로에게 믿음과 불씨가 남아있다고 확신하고 노력해보고 싶은 부부에게 추천하고 싶다.  (토미 리 존스가 섹시하게 느껴지는 것은 내가 나이를 먹어서겠지?;;.. )